현장속 인물취재 편집기사 박광일(朴光日)

감독의 “액션” 싸인에 분주한 스탭들 사이로 감독과 나란히 앉아 모니터를 주시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편집기사 박광일.

05-16월 1 일 부산 명지동의 퀀덤 모델하우스에서 촬영하는 영화〈사랑〉현장을 방문했다.
감독의 “액션” 싸인에 분주한 스탭들 사이로 감독과 나란히 앉아 모니터를 주시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편집기사 박광일. 연이어 들려오는 감독의 “0K” 싸인소리.
다음 컷을 준비하는 동안 잠시 짬을 내어 박광일 편집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Filmograph
현장편집〈친구〉〈동개〉〈우리형〉〈사랑
본 편집〈태풍〉〈마이캡틴 김대출〉〈소년은 울지 않는다〉〈사랑

일년 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태풍〉이후 현장편집보다는 본 편집에 치중한 것 같은데, 영화 본 편집을 하다가 다시 현장편집을 하시는 건 참 이례적인 일인 걸로 압니다.
그 이유는 뭔가요?
(옆에 앉아 있는 곽경택 감독님을 슬며시 보고) 정 때문에 하죠~
사실〈친구〉때부터 곽경택 감독님과 같이 작업을 했습니다. 이 인연은 곽경택 감독님이 뉴욕 유학시절로 거슬어 올라가 나, 황기석 촬영감독, 곽경택 감독 이렇게 3명 이 모여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이 후 곽감독님은 한국으로 가면서 꼭 다시 만나자란 말을 했고.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때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친구〉입니다.

이번〈사랑〉이란 영화는 어떤 내용이죠?
아주 지독히 어긋난 사랑이야기입니다. 나머지는 9월에 개봉하니 그때 극장에서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05-4
영화 <친구> <우리형><태풍><사랑> 4편의 영화를 부산에서 촬영하셨는데, 다시 찾아온 소감은?

제가 한국에서 영화를 처음 시작한 곳이 부산입니다. 그래서인지 부산이 제 고향 같습니다. 특히
영화를 통해 많은 스탭들을 만났는데 공교롭게도 그분들이 다 부산분이십니다. 그래서인지 부산은 그냥 편하고 좋네요 하하, 우리 친구아이가~~~(웃음)

<친구>이후 줄 곳 곽감독님의 영화에 많이 참여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곽감독님 이외는 다른 분들이 불러주지 않았죠(웃음)
농담이고요. 영화 <친구>때 잠시 한국으로 나왔었고, 저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곽감독님의 다음 영화 스케쥴에 맞춰 입국하고… 그러다보니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옆에 계시던 곽경택 감독님이 한마디 거든다)

곽경택 : 사실 박광일 기사는 단순한 편집기사가 아니죠. 최소한 나에게는…
뉴욕에서 영화로 힘든 시절을 보낼 때 황기석 촬영감독과 박광일 편집기사는 나의 영화동지였습니다. 지금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나의 영화현장에 주요 스탭만큼은 이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곽감독님께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거의 연출하신 영화가 다 부산소재나 부산인근에서 촬영하셨는데? 그런 이유라도 있으신지?
영화는 이야기잖아요? 사람이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고향이 부산이고,친구들이 부산에서 살고, 그러니 자연스레 영화소재도 부산이 되는 거죠. 영화소재를 주변에서 찾다보니 부산에서 찍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그럼 박광일 편집기사님께 물어보겠습니다.
영화 <태풍>의 경우 현장편집 후 본 편집까지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장편집을 하고 본 편집을 하실 때 어려운 점이나 좋은 점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현장편집의 좋은 점은 현장에 있기 때문에 영화의 흐름이나 컷 등을 분석 없이 바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본 편집 때에는 한 장면 한 장면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데 그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것입니다. 들어내야 하는 씬이나, 없어져야 하는 것들을 예리하게 편집하는… 그 판단력 말입니다. 그래서 본 편집을 위해서 현장편집을 조금 자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편집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은데. 영화편집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영화편집이 편집프로그램이라는 것으로 운용됩니다.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이나 컴퓨터는 뭘 사야하냐? 등등 물어보는 이가 많은데. 시스템은 시스템일 뿐입니다.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건 사람이기 때문에 단순히 컷들을 이어 붙이는 식이 아니라 씬 전체를 보는 안목을 길러야합니다. 나아가 영화전체의 흐름을 조율하는 것이죠. 절대의 객관성을 잊지 말고, 제2의 작가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봤으면 합니다.
다시 현장의 세팅이 끝나고 레디~ 액션이라는 싸인이 나온다. 그 옆으로 나란히 앉아 있는 박광일 편집기사의 손놀림은 빨라진다. 영화 스탭으로 만났지만,그들은 영화동지로 거듭났다. 이들이 있는 한 부산에서의 레디~ 고~는 계속 될 것이다.

b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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