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잘 놀고 잘 먹길 원한다면 부산 해운대로 오라. 영화의전당 개관으로 남포동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해운대 시대를 맞이하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즐기고, 더불어 부산 오면 꼭 먹겠다던 회부터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맥주한잔까지… 맘껏 식탐을 펼쳐보자. 부산영상위원회의 절대미각 전진희양이 추천하는 해운대 맛집 6곳! 맛은 기본에 감동까지 정말 제대로 먹어보자.

안녕하세요~ ‘전진하는’ 맛집 가이드, 부산영상위원회 입사 9년차 회계담당 전진희입니다. 스스로 절대미각이라고 자부하지만, 결정적으로 지인들의 해운대 맛집 소개의 종결자라는 부추김에 홀까닥 넘어가 이런 무모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한가지 주의할 점, 여기 소개하는 맛집 관계자들과 저는 일면식도 없고, 메뉴나 맛은 절대적으로 저의 개인적인 취향이니 혹시라도 입맛에 맞지 않더라도 불편한 상상을 하며 화제가 된 다큐멘터리 <트루맛 쇼>를 떠올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한번 빠~져, 봅시다!

추천1. 맛있는 돼지고기가 먹고 싶다면
1970오반장 밥과 고기
이 극장 저 극장을 쉼없이 돌아다니며 영화를 보고 지친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또 고기만한 보양식이 없다. 소고기 같은 갈매기살, 쫀득쫀득한 항정살을 숯불 위 불판에 올려두고 한쪽으로는 계란찜과 김치, 콩나물, 마늘 등을 구워서 함께 맛보자. 구운 김치와 함께 먹는 돼지고기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예술이다. 마무리로 센스있게 올려진 계란후라이 밥과 된장찌개를 꼭 맛봐야 한다. 난 죽어도 고기 먹은 후엔 냉면이라는 분은 짬뽕라면으로 대체해 보시길. 참, 상호의 1970은 사장님이 태어난 연도란다.^^

주소 해운대구 우동 542-11(해운대역에서 바닷길로 쭉 내려와서 세 번째 골목에서 오른쪽)
전화 747-8085 주차장 있음
가격 갈매기살, 항정살 1인분 9,000원
영업시간 오후 5시 ~ 오전 7시까지 영업(연중무휴)

추천2. 착한 가격에 푸짐하고 신선한 횟집
가빈횟집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주인이 직접 청정해역에 나가 고기를 잡아오기 때문에 중간 마진이 없어 착한 가격에 자연산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샐러드, 소라, 멍게, 개불, 오징어, 조개국, 호박죽, 전복죽, 해물파전, 약밥 등 나열하기도 힘든 만큼 푸짐한 기본반찬들! 특히나 셀프로 초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뭉쳐놓은 밥은 의외의 발견이다. 회를 더 감칠맛 나게 하는 일본 간장에 생와사비를 섞고 김치를 얹어 김에 한번 싸먹어 보시라. 감탄이 절로 나온다.

주소 해운대 미포(해운대구 중동 1026번지) 씨랜드 뒷편
전화 746-0289(예약필수) 주차장 씨랜드주차장 이용
가격 1인 30,000원 / 35,000원 / 40,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 오후 10시까지 영업

추천3. 후루룩 100% 순메밀 막국수 집
면옥향천
단메밀과 쓴메밀을 섞은 엄선된 메밀가루를 사용하여 메밀국수(소바)를 직접 제면해서 만든 다. 세숫대야 같이 큰 그릇에 담아져 나오는 메밀은 입안에 넣으면 툭툭 끊어지며 메밀 특유의 구수함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열무김치와 시원한 육수가 함께 잘 어울려져 먹으면 먹을수록 은근히 심심하면서도 중독성 있어 그 매력에 빠지고 만다. 막국수만으로는 허전하다면 유부초밥과 카레 고로케를 추천한다. 특히나 어른 주먹만한 유부초밥은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단, 식사시간 때를 좀 지나서 가야지만 많이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점 유의해야 한다. 갈 때마다 듣게 되는 말, 손님 번호표 받으세요~!

주소 해운대구 우2동 1185-77 벡스코 맞은편 수비사거리에 우동종합시장 입구 안(굴다리 바로 옆)
전화 747-4601 주차장 수비사거리 공용주차장 이용 가격 메뉴에 따라 다름
영업시간 오전 11시 ~ 오전 8시 30분, 재료 소진시 영업 종료, 일요일 휴무

추천4. 생맥주와 광안대교, 바다
반고흐테라스
영화 <푸른소금>에서 두헌(송강호 분)이 요리학원을 나와 방파제에 앉아 광안대교를 바라보는 장면을 기억하는가? 그곳이 바로 여기. 시원한 생맥주에 멋진 야경을 안주삼아 즐길 수 있는 곳. 배가 조금 출출하다면 치킨샐러드를 함께 시켜 먹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음식 값에 탁 트인 바다와 광안대교가 코 앞에 바로 보이는 ‘전망값’까지 포함된 탓인지 싼 집은 아니지만 자리값을 하고도 남는 곳이다. 다이어트 중이신 분이라도 오늘만큼은 걱정말고 실컷 마시자. 그리고 바로 옆 동백섬으로 한바퀴 산책을 다녀오면 되니까.

주소 해운대구 우1동 1436-1(더 샵 아델리스 1층) 전화 741-3767
주차장 상가 전용 주차장 및 가게 앞쪽 도로가 이용 영업시간 오후 12시 ~ 새벽 1시

추천5. 인생의 매운 맛을 아는 분만 드세요~!!
사북칼국수
허름한 외관에 테이블은 단 4개 뿐. 노부부가 소일거리 삼아 하는 가게로 칼국수와 찌개 3종이 메뉴의 전부다. 멸치 육수에 고추장이 어우러진 새빨간 국물은 얼큰하고, 직접 뽑은 면발은 쫄깃하고 칼칼하다. 이렇게 맵게 먹는 칼국수를 강원도에서는 ‘장국’이라 부르고, 사장님 친척분이 사북분이시라 직접 배워서 부산사람 입맛에 맞추었다고 한다. 숙취 해장용으로도 제격이다. “일을 안하면 몸이 더 아파. 우리 아저씨랑 밥만 먹고 살면 되는데 가게 문을 열면 어쨌든 밥은 먹게 되니까. 동네 사람들과 이야기도 하고 돈벌어서 빵도 사먹는 재미로 장사 하는거지”라고 말하는 사장님을 보면 금방 먹었던 칼국수 국물에 사장님의 소박하 지만 넉넉한 여유까지 우러난 듯하다. “술을 좋아하는 우리 아저씨가 가게에서는 절대 술을 못 팔게 한다”는 사장님의 뒷담화도 정겹다.

주소 해운대구 중동 1394-81(해운대구청 후문 뒷골목)
전화 744-0117 주차장 해운대구청 주차장 이용 가격 칼국수 된장찌개 돼지찌개 3,500원
영업시간 오전 9시 ~ 오후 7시 (일요일 휴무)

추천6. 이색 화덕만두 집
십리향
찌거나 굽거나 튀긴 만두를 생각했다면 크게 빗나갔다. 만두를 항아리에 굽는다. 다섯가지 맛으로 무조건 한 개에 천 오백원. 고기 맛(검정깨 뿌려진), 매운고기 맛(파슬리 가루 뿌려진), 불고기 맛(깨 없는), 고구마 맛(검정+흰깨 뿌려진), 단호박 맛(흰깨 뿌려진), 이 다섯가지 맛 중 고기 맛과 매운 고기 맛을 강력 추천하다. 단연 우월하다는 것을 명심!

주소 해운대 세이븐존 후문, 신일교회 앞, 국밥집 골목 안
전화 747-5883 주차장 없음(테이크 아웃)
영업시간 오전 10시 ~ 오후 1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