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제작인력이 만든 [사요나라 이츠카], 일본열도를 달구다

<사요나라 이츠카>는, 한국의 기획과 제작·투자로 해외시장에서 맞춤 로컬 영화를 성공해낸 새로운 국제공동제작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9_1지난 1월 일본에서 개봉되어 10억 엔(한화 약 135억 원) 이상의 박스오피스를 올리며 일본열도를 후끈 달군 한일합작영화 <사요나라 이츠카>. 한류 바람의 중심지인 일본에 감독을 비롯한 한국의 제작인력이 뛰어들어, 일본 영화시장에 꼭 들어맞는 맞춤 멜로드라마로 완성시킨 작품이다. 일본의 저명한 소설가 츠지 히토나리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일본이 사랑하는 국민 여배우 나카야마 미호를 12년 만에 일본 관객의 품으로 되돌려 준 애절한 러브스토리의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는, 한국의 기획과 제작·투자로 해외시장에서 맞춤 로컬 영화를 성공해낸 새로운 국제공동제작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그 제작과정에 관한 얘기를 들어본다.

프로듀서 조성훈

조 성 훈

배우를 제외한 주요 스태프는 모두 한국 스태프라고 들었다. 스태프 구성은 어떻게 했나?
대부분 주요 제작 스태프는 한국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전체적으로 일본 측과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의견교환을 위해 일본 측 조감독을 고용했고, 일본 문화와 스타일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의상부문에서, 그리고 일본어 대사를 잘 캐치하기 위해 녹음부문에서는 일본 스태프를 고용했다. 태국촬영에서는 현지 프로덕션에 의뢰하여 필요한 사람들을 꾸렸다.

<러브레터>라는 작품으로 한국관객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일본의 국민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12년 만에 컴백하는 작품이라고 들었다. 캐스팅 과정은 어땠나.
츠지 히토나리의 원작을 이재한 감독이 중심이 되어 각색한 시나리오가 꽤 잘 나왔다(이미 알려진 대로). 츠지 히토나리의 부인인 미호가 이 시나리오를 보고 맘에 들어 했고, 출연하고 싶어했다. 미호 캐스팅에 앞서 일본에서 풀어야 할 문제들이 조금 있어서 우여곡절 끝에 미호의 캐스팅을 완료한 후에 남자배우인 니시지마 히데토시를 만났다. 감독이 니시지마를 보는 순간 딱 호청년(영화 속 캐릭터의 별칭)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그 자리에서 결정했다. 결정하고 나서는 다른 배우는 보지도 않았다. 이를 두고 일본에서는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한국 측의 강한 신념과 믿음이 있었기에 밀고 나갔다. 나머지 배우들은 주연 배우들과 조합이 맞는 배우들로 일본 측 프로듀서의 추천을 받아 원활히 진행했다. 실낙원 여주인공도 단역으로 기꺼이 출연해 주었다.

앞서 여러 합작사례를 보면 촬영과 제작 스타일 등이 달라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프로덕션은 전적으로 한국이 관리했나? 그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이라면?
제작은 한국 측에서 관리했고, 중간에 소통의 오류도 많이 있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손발이 점점 맞았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회의와 조율을 통해 서로 양보하고 조절했다. 일본 제작시스템은 좋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한데, 정확하고 짜임새 있고 빈틈이 없어서 실수가 없는 반면, 임기응변이나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상당히 경직돼 있는 부분도 있다. 오랜 기간 몸에 밴 습관이라 고치기 힘들었지만 한국 측 스타일에 나중에는 동화가 많이 되는 것 같더라. 일본에서 우스갯소리로 “나카야마 미호와 영화를 찍으면 그 다음에는 어떤 영화를 찍어도 힘들지 않게 느껴진다” 하는데, 이제는 나카야먀 미호도“ 한국과 작업을 해본 후에는 그 어느 현장에 가서도 힘들게 느끼지 않을거”라고 한다. 여러 나라 시스템이 뭉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닌 거 같다. 전체 프로덕션 기간은 후반작업을 포함하여 총 3년 정도 걸렸다.

<사요나라 이츠카>가 일본에서 크게 성공했다.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개봉 3주 만에 1억 엔을 넘겼고, 정확한 자료는 아니지만 일본 측과의 연락자료에 의하면 약 15억 엔 정도의 극장매출이 된다. 비디오 발매도 곧 시작된다. 기본적으로 3만 장 정도가 팔린다고 가정하면 1억 5 천만 엔 정도의 매출이 추가 발생할 걸로 본다(전적으로 시장의 상황을 감안한 개인적인 예측임). 성공 요인이라면, 역시 미호의 파워가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이 아닐까. 촬영현장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어려움과 고통이 있었는데도 그 스트레스 가득한 상황에서도 카메라만 돌면 몰입해서 연기한다. 소름이 끼칠 정도다. 항상 새벽 3-4시에 일어나서 얼굴 붓기와 컨디션 조절을 하고 조용히 명상하고 몰입하면서 현장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작품을 위해 자기를 변화시키고, 관리하는 모습이 정말 상상을 뛰어넘는다.

영화의 주 배경이 태국이다. 올로케인가.
태국에서 60%, 한국 약 30%, 일본이 10% 정도이다. 한국에서 찍은 이유는 오리엔탈 호텔의 스위트룸을 영화에 맞게 재현을 하고 모든 것이 컨트롤 되는 상황에서 찍기 위해 한국으로 정했다. 양수리 세트장에서 45일 정도 찍은 것 같다.

오리엔탈 호텔을 포함해 비행기 격납고 등 어려운 헌팅장소를 많이 찾아냈다. 헌팅 노하우라면?
기본적인 헌팅은 현지 프로덕션 서비스 회사의 도움을 받았고, 영화의 주요 공간이 된 오리엔탈 호텔은 워낙 힘들고 풀어야 할 것들이 많아서 직접 섭외를 했다. 주일 태국대사관의 일등서기관, 태국의 외무성 직원, 만다린 오리엔탈 도쿄의 책임자, 태국관광청과 태국왕실 관계자의 다각적인 협조를 얻어 130년 만에 처음으로 촬영허가를 받아냈다. 물론 장소사용료는 지불했다. 오리엔탈의 경우, 정확한 목표와 이유, PPL의 효과를 제시하면서 여러 차례 설득과 약속을 거쳐 이뤄냈다. 격납고는 타이항공의 협찬을 받아 공항 내 타이항공 전용 격납고를 사용했는데 협찬을 받기 위해 간단한 시나리오 수정도 했다. 타이항공의 노출을 높이기 위해. 사실 활주로 촬영은 불가능했는데 그날 분위기에 쏠려서 그냥 했다. 중간에 공항 청장에게 걸려서 촬영이 중단이 되었는데 30분간 설득해서 다시 허락을 받고 나머지를 찍었다.

오리엔탈 방콕 호텔은 130년 만에 촬영허가라니 대단하다. 이 호텔의 명성은 어느 정도인가?
태국 왕실에서 특별관리를 한다. 리노베이션은 물론, 소파의 천을 갈 때도 왕실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죽기 전 가보고 싶은 호텔 중 1위로 뽑힐 만큼 그 명성이 대단하다. 왕실의 공주들이 자주와서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는데 그때는 호텔이 초긴장을 한다. 그러나 모두가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영광이라 생각해서 불만스러워 하지 않는다. 태국의 문화인 것 같다. 우리도 한번은 촬영 중인데, 공주가 곧 온다는 통보를 받고 호텔의 요구로 바로 철수한 적이 있다. 오리엔탈 방콕호텔은 모든 손님에게 전담된 직원들이 있어서 전 투숙객의 이름을 직원이 암기를 하고 응대한다. 서비스는 정말 대단하다. 호텔 로비는 저녁시간 이후로는 슬리퍼와 반바지로 거닐 수 없을 정도로 격식을 갖춘다. 우리 촬영 팀도 잠깐 이었지만,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정장바지를 맞춰 입고 촬영을 진행한 적이 있다. (웃음)

태국의 로케이션 지원 서비스는 어떤가?
떠나기 전 태국 현지의 프로덕션 서비스회사를 물색하면서 대여섯 군데로부터 견적을 받았다. 가격은 천차만별이더라. 예산상황 때문에 적은 견적의 회사를 선택했는데, 아주 만족스럽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쁘지 않았다. 기본 인력들이 다들 영어가 되고, 할리우드 영화 경험들이 많다. 한국 영화팀 하고도 일해본 경험이 있어서 큰 문제 없었다. 태국이 촬영이나 조명 장비 등도 아주 좋고, 여러모로 시스템이 잘 되어 있더라. 프로의식도 철저하다. 물론, 인건비가 싸지는 않다. 각 회사들이 기본적으로 자국영화, 할리우드 영화, 외국영화로 나눈 세 종류의 견적서를 갖고 있고 외국에서 오면 가장 비싼 견적서를 주는게 상례인 것 같다. 어느 정도의 가격 협상 여지는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 먼저 개봉했는데, 한국 측의 의도였나?
일본에서 일정 정도 이상의 성공은 예정되어 있었다. 일본은 워낙 시스템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가 세팅한 시스템 안에서 어느 정도의 매출은 나올 거라고 예측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홍보하고 마케팅을 하려고 했던게 처음 생각이었는데 한국 내 마케팅 측에서 분석된 자료를 바탕으로 극장 수나 마케팅의 사이즈를 정한 것 같다. 공감하는 바이고 그들의 결정을 존중한다.

<사요나라 이츠카> 는 기존의 합작영화들과 다르게 한국의 기획력과 인력을 가지고 현지 영화를 만든 케 이스고 현지에서 좋은 반응도 얻었다. 이런 방식의 합작영화가 대안이라고 생각하는가? 장단점이 있다면?
대안이나 장단점을 떠나 상업영화라면 현지의 시스템을 정확히 파악하고 어느 타겟에 어느 사이즈로 어떻게 배급을 할 것인가를 기획단계에서부터 정확히 정하고, 그 시스템과 사이즈에 맞게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전략적인 분석과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그냥 재밌는 영화, 의미있는 영화 만들면 좋겠다고 시작해서 결국에는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히는 사례는 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장과 정확한 사이즈를 사전에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는 이야기’다. 배우의 국적과 언어를 불문하고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어떠한 방식이든지 관객은 영화를 볼 것이다. 공동제작, 합작 영화라고 안 볼 사람이 보고 볼 사람이 안 보고 이런 것은 없는 것 같다. 중요한 건 이야기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다음 작품 계획이 있으시다면.
한국영화 2편 정도 기획을 하고 있고, 3D Animation 영화를 기획하고 있다. 전 세계를 상대로 국적에 상관없는 영화를 만들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영어로 제작할 생각이다. 일본과도 드라마 제작 관련해서 협력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데 꾸준히 좋은 관계로 일을 차근차근할 생각이다. 그리고 호주 영화 중에 한국에서 촬영하고 싶어 하는 영화가 있어서 Local Producer로 참여하면서 현재 제작비 조율을 하고 있다. 무슨 작품이든지 먼저 준비되면 바로 시작이다. 전진 또 전진! ^^

이재한 감독

이재한

영화의 기획 상황부터 얘기해 달라.
<내 머리 속의 지우개>가 일본에서 상영된 뒤로 일본과는 계속 인연이 있었고 후속작이 될만한 영화를 찾고 있었다. 2007년 당시,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었는데, 예전에 내 영화를 수입했던 일본 쪽 배급사에서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 <사요나라 이츠카> 번역본을 주면서 해보지 않겠냐고 하더라. 당시에 아직 한국에는 출판되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읽고 나서 영화 하기에 재밌겠다 싶어서 하자고 했고, 한국 쪽에서 판권 푸는 문제부터 시작해 기획 단계부터 작업을 시작해 진행해 나갔다.

소설을 영화화 하는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일본의 정서나 상황에 대해 고려한 부분도 있나?
원작 소설은 대부분 독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했다. 극을 펼치기 위해서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기에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접근해 갈 수 있었다. 감성적 뼈대가 되는 것은 소설에서 가져오고 극적인 사건, 기승전결이 되는 이야기와 인물들의 관계, 전개되는 사건들은 새로 추가한 면이 많다. 작가는 일절 각색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고 시나리오가 나온 후 보여줬는데 마음에 들어 했다. 시나리오를 쓸 때는 일본 정서에 어긋나지 않되 내가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정서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일본어와 일본 배우 안에 내 정서를 불어넣고 싶었다. 그런 점이 영화에서 잘 살았는지, 상영 후에 많은 사람이 ‘일본 영화인데 일본영화 같지 않다’고 말해주더라. 관객반응이 좋았고 특히 일본 여성 관객들이 많이 좋아했다.

이번 영화에서 나카야마 미호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이끌어 냈다. 그녀와의 작업은 어땠나?
언제나 그렇지만 여배우와의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미호는 일본의 대배우이고 12년만의 컴백작이라 그녀 자신에게도 감회가 깊은 작품이 되었고, 그래서 더 설레고 떨리는 작업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러브 레터>를 본 이후로 나 역시 그녀의 광팬이 되었다. 그런 배우와 작업을 같이하게 된 것도 놀라웠고, 만남 자체가 정말 운명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영화를 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진 사실인데, 영화화를 제안받은 그 소설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바로 그녀의 남편이었던 것이다. 작가에게 보낸 시나리오를 미호도 같이 보고 맘에 들어 하면서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밝혀왔고, 난 당연히 오케이 했다. 서로 얼굴도 보지 않고 출연 확정을 지은 상태에서 나중에 도쿄에 건너가 그녀를 만났다. 미호와 만나서는 새로운 캐릭터에 대해서 준비할 수 있도록 많은 얘기를 나눴다. 육체적 연령이 아닌, 어린아이같이 순수한 영혼의 색깔이 묻어나도록, 캐릭터에 육체적인 외모보다는 정신적으로 접근하도록 주문했 고, 자유로운 영혼의 느낌을 얻도록 영화도 추천해 주고 그랬다.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 해도 일본배우가 일본어 대사로 그걸 완전히 소화하도록 지도해야 했을 텐데, 언어에 따른 어려움은 없었나?
사실 텍스트 작업에 굉장히 심혈을 기울였다. 어려서부터 이중 언어를 하고 자랐기 때문에 한 언어가 다른 언어로 넘어갈 때 그 사이에 문화적 변화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일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통제하고 싶었다. 그리고 비록 일본어는 내가 모르는 언어이지만 감독이기 때문에 언어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글쓰기보다도 번역작업이 몇 배 더 오래 걸렸다. 예를 들어, 번역자 한 명에게 의지하지 않고 여러 명의 번역자를 두고 작업했다. 일본인 네 명, 한 국인 네 명으로 구성된 번역 커미티를 두고 프로젝트로 시나리오를 비춰가면서 라인 바이 라인으로 검토해 나갔다. 한두 사람의 감수성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국적과 나이가 다른 사람들을 두고 시나리오의 느낌들을 체크해 나갔다. 언어에 대한 컨트롤을 하기 위한 내 나름의 노력이었다. 결과적으로 상당히 좋은 번역본이 나왔다. 특히 대사 부분은 번역이 정말 좋았다. 현장에서는 두 명의 통역을 붙였는데, 배우들이 영어도 할 줄 알아서 영어로도 많이 대화를 나눴고, 시간이 지나다 보니 나중에는 서로 눈빛만으로도 대화가 되더라.

대부분 태국에서 찍었다. 로케이션 촬영은 어땠나?
태국스태프들을 경험하기 전에 퀄러티가 떨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다. 막상 가서는 깜짝 놀랐다. 기술, 제작, 연출 스태프 등 대부분 할리우드영화를 경험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스태프 퀄리티가 좋더라. 언어도 되고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예를 들어 헌팅 자료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도 체계적이었고 담당 직원들도 아주 프로페셔널 하더라. 로케이션 서비스는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다만 4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촬영하느라 다들 고생이 많았다. 최근작인 <포화 속으로>를 찍을 때는 영하 15도에서 찍느라 고생했는데.(웃음) 오리엔탈 호텔에서 찍을 때는 100% 개방을 해주긴 했지만, 45분 혹은 한 시간 정도로 촬영시간을 통제해서 쉽지 않았다. 촬영스태프들도 최소화하고, 때로 정장 입고 촬영하고. 슬레이트도 칠 수 없어서 손바닥으로 쳤다. 태국 관관청에서도 지원해줘서 비행장 씬도 무리 없이 찍을 수 있었다.

<사요나라 이츠카>가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어떤 이유라고 보는가. 일본 관객에 대해 느낀 점은?
글쎄,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감독과 ‘나카야마 미호’ 라는 배우의 조합, 그리고 일본 영화와는 다른 영상미, 그런 게 아닐까? 일본관객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말하기 쉽지 않을 거 같다. 관객을 분석할 때 개개인의 선호도나 성향, 공동체의 성향이 있는데, 워낙 다양한 부류들이 있기 때문에 그걸 보편적으로 말하긴 어렵고, 내가 펼치려는 미학적 부분에 있어서 이해와 공감대를 가져주시는 관객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일본은 전반적으로 관객층이 두터우면서도 얇다. 즉 다양한 장르가 있고, 그 장르마다 관객층이 일정 정도 있는 것 같다.

철저히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적인 합작영화를 만들었다. 앞으로 합작의 방향과 전략이 이렇게 가야 한다고 보시는지?
맞다고 하기보다는 내가 제시하고 싶었던 방향이다. 굳이 한류스타가 나와야 하고, 양쪽 문화가 어중간하게 섞어서 쉽게 풀리지 않는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한 문화 속의 이야기를 가지고 좋은 이야기를 만들면 된다. 기존의 합작영화에서처럼 두 문화가 충돌하고 화해하는 얘기들은 한계가 많다. 한 문화 안에서 인간의 보편적인 얘기를 찾아 풀면 더 큰 얘기를 할 수 있다. 양쪽 시장 공략을 위해서 양쪽의 배우를 다 쓰는 식의 기획성 패키지로 풀지 말고, 좋은 이야기 안에서 알차게 푸는게 좋다. 관객들은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들의 국적을 상관하지 않는다. 이번처럼 한국 감독이 자기 군단을 데리고 나가서 외국 배우들 데리고 작업해도 흥행 스코어가 좋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이야기이고 이번 영화에서 그런 걸 증명해 보고 싶었다.

공동제작을 생각하는 감독이나 제작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필름(영화)은 공통의 (영상으로 된) ‘언어’이다. 각기 다른 언어를 하는 인간들이 그것에 맞추면 된다. 촬영하려면 설사 언어가 다르다 해도 ‘개념’은 다 똑같다. 서로 다른 나라의 스태프들이 모이면 당연히 잘 맞지 않는다. 그러나 서로의 차이점을 찾아내서 꼬집고 문제 삼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우리는 안 그런데 너네는 왜 그러냐’ 이런 얘기 나오면 영화 못 찍는다. 다름보다는 서로의 긍정적이고 공통적인 면을 찾아 극대화하면서 일하는게 좋다. 그리고 속단하지 말고, 넘겨짚지 말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국제적인 프로젝트가 국내에서 하는 프로젝트에 비해 당연히 플러스 알파의 제작비가 더 든다. 그러나 어렵더라도 세계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공동제작에 있어 더욱 중요한 것은 리더들이 책임감을 갖고 시작과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는 거다. 사고 터뜨리고,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하면 다음 사람이 힘들다. 한국 사람들과 일 안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후발 주자들이 힘들어진다. 좋은 인상을 남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본에서 인지도가 높은 감독이다. 일본과의 합작을 더 생각하고 있나? 앞으로의 계획은?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다. 힘들었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다음엔 이번을 토대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은 내게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을 주는 나라이다. 이야기가 많다. <포화 속으로> 이후 작품은 할리우드 프로젝트가 될 것 같다. 오우삼 감독이 만든 <첩혈쌍웅>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연출을 제의받았고, 현재 계획대로라면 내년 1월쯤 LA에서 크랭크인 할 것 같다. 멜로 다음에 전쟁영화를 하고 이번엔 액션느 와르를 한다니깐 놀라는 사람도 있는데 장르적으로는 항상 열려 있다. 멜로 영화로 첫 주목을 받아서 그렇지만 모든 장르의 영화들을 항상 준비해 왔다. 할리우드 프로젝트가 끝나면 아마 멜로 영화를 한편 더 만들게 될 것 같다.
b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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