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도움을 주었던 부산영상위원회, 관공서, 그리고 촬영으로 인해 불편하셨을 부산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영화 <치명도수 : RESET 致命倒數>(이하 <치명도수>)은 평행이론을 기반으로 한 타임 슬립 연구의 핵심연구원이 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강인한 엄마인 시아티엔(양미(양멱)
분)이 비밀을 간직한 악당 최이후(훠젠화(곽건화) 분)로부터 납치된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입자전송 기술을 이용하여 1시간 50분 전으로 돌아가 세 명의 자신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영화 <치명도수>는 한국의 기획 및 제작과 우수한 스탭들이 참여하고, 중국의 투자와 유명 주연배우들이 출연하는 등 양국의 장점을 극대화한 합작 시스템을 채용한 영화이기도 하다 . 필자가 작품에 매력을 느끼고 프로듀서로 합류한 시기는 2015년 1월 중순쯤이다. 최근 한국에서 한중합작영화의 제작이 왕성하다지만 그중에서도 영화 <치명도수>를 선택하게 된 것은 근래 들어 한국에서 제작하기 어려운 SF, 액션 장르라는 점, 그리고 대부분의 촬영을 한국에서 진행한다는 점이 그동안 제작되었던 한중합작영화들과 달랐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촬영을 진행하다보니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촬영한다는 점에서 ‘처음’으로 하는 일이라는 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필자는 양국의 각기 다른 영화제작 방식과 문화를 잘 섞어내는 것이 임무였으며, 한편으로는 본 영화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좋은 성적을 내서 한중합작의 다음을 기약하고, 이를 통해 한국영화산업이 더욱 발전하여 한국 스탭들이 보다 좋은 대우를 받으며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1 프리프로덕션
영화 <치명도수>의 크랭크인 예정일은 2015년 9월 중순이었다. 근 미래라는 설정으로 콘셉트 작업이 중요했기에 촬영감독과 CG팀, 미술팀이 3월부터(크랭크인 7개월 전, 장르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의 경우보다 3~4개월 정도 먼저 합류 했다) 합류해 콘셉트디자인 작업과 프리비즈 작업을 시작 했다.
한중합작영화의 특성상 적은 기간 내에 많은 촬영회차를 소화해야만 했다. 보통 한국영화의 경우 60회차 기준 3~3.5개월 정도 촬영을 하지만, 본 작품의 경우 65회차 기준 2.5개월에 촬영을 마무리해야 했다(중국영화의 경우 30회차를 1개월 안에 끝내는 등 거의 쉬는 날이 없이 촬영을 한다) .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극중 배역들의 동선을 정리하고 주요공간의 구조 및 디자인을 만들어가는데, 콘셉트 작업이 진행될수록 주인공 시아티엔의 집, 연구소 입자전송실, 중앙통제실, 중앙홀(복층 세트) 등 세트를 만들어 촬영해야 할 공간들이 늘어났다. 마지막엔 촬영공간의 약 80%가 세트촬영으로 정해졌다. 짧은 촬영기간과 장르적 특성 때문에 당장 큰 세트를 지을 수 있는 촬영스튜디오를 찾아야 했다. 일주일에 6일 이상을 촬영해야 하기에 피곤해 할 배우들과 스탭들을 위한 숙소 역시 촬영장에서 가까운 곳으로 알아봐야 했다. 중국의 촬영환경 및 스탭들의 건강을 고려해 1회차에 이동시간 포함 12시간 촬영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작년까지 부산에서 다섯 작품의 촬영을 진행하였다. 2008년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부산을 찾아가 로케이션 헌팅이 나 촬영을 했었기에, 서울 태생이지만 부산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위치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는 큰 세 트를 시공할 수 있는 스튜디오 2개동(837㎡, 1,650㎡)이 있다. 그리고 배우들과 스탭들이 편하게 숙박할 수 있는 좋은 호텔들도 차로 10분 거리 내에 있다. 거기다 부산영상위원회와 합도 잘 맞추면 다양한 지원사업(스튜디오 대여비 할인, 숙박비 지원 등)을 받아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 영화 <치명도수>를 촬영하기에는 부산만큼 적합한 곳이 없다고 판단되었다.
#2 프로덕션
2015년 12월 7일 월요일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A동에서 영화 <치명도수>의 촬영을 시작했다. 9월 예정이었던 크랭크인이 캐스팅 및 시나리오 수정으로 인하여 3개월가량 지연되었다. 이때까지 기다려준 부산영상위원회 담당자분들에게는 죄송한 마음과 감사함이 크다.
크랭크인 지연으로 스튜디오 사용일정(세트 시공기간 포함)및 외부 로케이션(도로, 항구, 다리 등 미리 담당 관공서에 연락해 촬영스케줄을 확정지어 놓아야 한다) 촬영일정이 변경되었는데, 부산영상위원회 담당자분들이 중간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스튜디오 같은 경우 타 작품과 일정 조율을 잘해주셔서 그나마 욕(?)을 덜 먹을 수 있었다.
부산영상위원회와 함께 프리프로덕션을 오래해서 그런지 부산에서의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매일같이 촬영을 한다는 게 피곤하긴 했지만, 몸은 바쁜 일정에 빨리 적응해 나갔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세트촬영을 포함해 부산에서는 부산항대교, 우암부두, 충무시설, 부산외대, 부민병원, 반여천 세월교, 가덕도 등에서 촬영을 진행하였다. 영화의 도시답게 시민들의 적극적인 도움도 컸다.
영화 <치명도수>는 한중합작영화로 중국에 영화도시 부산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필자에게는 프로듀서로 데뷔한 작품인 만큼 뿌듯함이 큰 작품이기도 하다. 많은 도움을 주었던 부산영상위원회, 관공서, 그리고 촬영으로 인해 불편하셨을 부산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