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깡이다! [깡철이]

사나이 ‘깡철이’ 부산을 접수하다!

부산 사투리는 다소 무뚝뚝하고 거칠다. 그리고 부산 사람들은 억척스럽고 대차다. 그래서 부산은 거친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어선처럼 억세게 살아남으려는 거친 사투리의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아마도 부산은 이러한 이유로 더 활기 넘치고 더 뜨거운 심장을 가진 도시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부산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영화, 2013년 기대작 <깡철이>. 그리고 거친 부산의 이미지를 눈빛 하나로 말해주는 주연배우 유아인.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다. ‘부산, 유아인, 그리고 깡철이’ 이 세 단어만으로도 영화 <깡철이>를 표현하기에는 충분하다. 억세지만 정이 넘치는 부산을 배경으로 겉보기엔 다소 거칠지만 속은 더 없이 부드러운 남자 유아인이 깡 하나로 힘겹게 청춘을 버텨내는 가슴 뜨거운 ‘강철’을 연기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부산과 배우 유아인이 그려내는 <깡철이>의 영화촬영 현장을 찾아간다. 부산에서 올로케이션 촬영 중인 <깡철이>. 오늘 촬영 현장은 바로 병원이다. 과연 병원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금 따라가 보자.

06-2좁은 공간에서 최고의 컷을 완성하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고신의료원에서 촬영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병원 측의 갑작스런 협조 불가 통보로 급하게 장소가 바뀌었다. 발 빠른 부산영상위원회 김종현 팀장과의 긴밀한 협의로 촬영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우여곡절 끝에 오늘의 촬영 장소는 부산 사상구 주례에 있는 ‘좋은삼선병원

아침 8시부터 시작된 옥상 촬영이 끝나고 이동한 다음 장소는 10층. 10층은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동이었다. 병실 장면이기에 병동에서의 촬영은 당연하다. 그런데 그 많은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고 북적거리는 병동에서 어떻게 영화 촬영이 가능하단 말인가? 병동을 통째로 빌리거나 혹은 통제한다면 모를까. 아니나 다를까 병동 끄트머리 1001호 병실 근처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이미 북새통을 이룬다. 간신히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본다.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 환자부터 팔에 깁스를 한 여중생, 보호자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오는 아주머니까지 영화촬영만큼이나 구경꾼들의 모습도 다양하여 구경하는 데 한 몫 했다.

옥상에서의 촬영이 이루어지는 동안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10층 병실 촬영 준비도 한창이다. 덕분에 옥상촬영이 끝난 후 바로 촬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좁은 복도 사이로 장비와 촬영 스태프들이 한데 뒤엉켜 있다. 구경꾼들의 통제와 촬영장비의 이동통로 확보가 시급해 보인 다. 역시나 “잠시 만요! 비켜주세요! 지나갈게요!” 라며 스태프 두 사 람이 커다란 장비를 들고 사람들 사이로 들어온다. 그리고는 겨우 통로를 만들어 연이어 몇 번을 오갔다.

복도에는 레일이 길게 깔렸고 그 위로 카메라가 설치된다. 그즈음 배우들의 모습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영화 준비는 모두 끝났 다. 이윽고 촬영 시작되었다.

복도 끝 창가에서 심각한 얼굴의 ‘강철’과 간호사가 함께 천천히 걸어 나온다. 이에 맞춰 카메라는 레일을 타고 뒤로 미끄러져 나오며 그들을 담아낸다. 배우들이 걸어 나오는 동안 배우의 감정이 드러나는 표정을 잘 잡아내야 하는 중요한 장면이기에 배우는 감정에 몰두하고, 카메라는 레일에 의지하며 진지함 그 자체로 촬영에 임한다. 여러 번의 촬영이 이어진 끝에야 오케이가 났다.

다음 장면은 1001호 ‘고재숙’의 병실 앞과 병실 안의 장면이다. 1001호 병실 앞 이름표는 촬영 전 일찍부터 ‘환자명 고재숙’이라는 세팅을 끝내고 촬영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 장면을 위해 레일을 철 거하고 촬영 장비를 재정비하는 동안 구경꾼은 더 몰려든다. 그 좁은 공간에는 구경꾼들을 통제하는 스태프와 한 걸음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려는 구경꾼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밀고 당기는 벽이 존재하는 것만 같았다.

06-5배려와 이해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그러는 사이 촬영은 또 시작되었다. 안권태 감독은 배우의 동선과 몸의 각도를 체크하며 사전 리허설에 여념이 없다. ‘강철’이 음료 박스를 들고 재숙의 병실 앞에서 머뭇거리는 장면을 촬영한다. 좁은 복도에서는 조그만 말소리, 스태프들의 무전기 볼륨의 작은 소리도 울려 크게 들리기에 모두가 민감해진다. 그러나 촬영장에서의 “액션!” 소리는 촬영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모두 숨죽이게 만든다. 그 순간만은 그 많던 이들이 약속이나 한 듯 배우 이외의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장면이다. 덕분에 쉽게 장면이 완성되었다.

이번에는 병실에서 60대 초반의 남녀와 뺀질한 인상의 남자가 나오며 강철을 힐끔 보고 가는 장면이다. 안권태 감독은 배우들의 표정, 시선, 각도, 모션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지시한다. 그리고 촬영 전 스태프들의 카메라 테스트는 물론 카메라와 배우와의 거리 측정은 본촬영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래야 배우들을 더 잘 담아내고 그 장면을 잘 살려낼 수 있으니까. 세 사람의 시선처리와 호흡이 중요 포인트가 되어 여러 각도에서의 촬영이 이루어졌다.

복도를 막고 촬영을 하는 것이지만 환자들의 통행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게 병실 앞 복도 촬영의 관건이다. 몸이 불편한 분들이기 때문에 괜스레 심기를 건드리지는 않을까 모두들 노심초사하며 환자들과 간호사의 통행을 먼저 배려한다. 환자가 지나갈 때는 촬영 잠시 중단 사인을 주고받으며 통로를 확보해주기도 하고, 때로는 촬영공간을 벗어날 때까지 최대한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스태 프 누구라도 환자를 부축해주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병원에서의 촬영, 정확히 말하자면 그 좁은 병원 복도에서 50여 명의 스태프들과 크고 작은 장비들이 뒤섞여 있는 것도 모자라 입원 중인 환자와 그 보호자들, 그리고 간호사들, 구경꾼들까지 족히 100명도 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의 촬영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모두의 배려와 양보 그리고 이해가 절실한 현장에서 다행히도, 또 고맙게도 모든 이들의 협조 덕분에 영화의 한 장면이 이렇게 완성되어 간다.

06-6악조건 속에서는 고도의 집중력만이 살길이다
10층에서의 촬영이 모두 끝났다. 다시 또 대이동이 시작된다. 이번 씬은 3층에서 찍을 모양이다. 장비는 엘리베이터로, 사람은 계단으로 분주하게 이동한다. 10층에선 썰물 빠져나가듯 일사불란하게 정리를 끝내고, 3층에선 또 다른 밀물이 밀려온다. 10층에서는 1001호의 맞은편 병실에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면 3층에서는 산부인과 진료대기실이 모니터링 장소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이번 씬은 ‘강철’이 아픈 엄마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 ‘강철’의 절실하고 애절한 감정 씬이다. 서로 대사를 맞춰보는 두 배우. 고성이 오가는 대사와 함께 호흡을 끊임없이 맞춰보는데 연습도 실전을 방불케 한다. 그 뒤에서 카메라 감독은 더 좋은 앵글을 위해 위치 설정에 고심 중이다. 이번 촬영은 신관 연결 통로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빛의 차단도 중요하다. 조명팀은 가림막을 설치하고 조명 체크에 열중이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엑스트라의 의상 점검 중 넥타이가 없어 병원 측 관리요원의 넥타이를 즉석에서 빌리는 순발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저마다 콘티를 손에 든 스태프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정신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는 없는데 익숙한 듯 신속하게 준비하는 이들의 모습은 가히 놀랍기까지 하다. 이렇게 준비가 끝나고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사운드! 카메라! 액션!” 삼박자가 고루 이뤄져야 촬영이 성공하겠지? 배우들이 거침없이 연기를 쏟아낼 동안 안권태 감독은 모니터와 헤드폰에 온 기운을 집중한 채 몇 번의 재시도를 거쳐 드디어 “오케이!”를 외쳤다. 그 순간 전 스태프들은 박수치며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로 서로에게 인사를 건넨다.

06-8뒷면에는‘ ㄲㅏㅇㅊㅓㄹㅇㅣ’, 앞면에는 ‘엄마의 로망 / 국민 효자’라는 문구가 쓰인 블랙 후드는 영화 <깡철이> 제작팀의 팀 복이다. 고도의 집중력과 책임감으로 한 시간 여만에 또 한 장면이 탄생되었다.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팀복을 맞춰 입은 촬영 제작팀의 팀워크 또한 영화의 성공을 부르는 열쇠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잘 비벼진 먹음직스러운 비빔밥처럼 제작팀과 배우들, 그리고 안권태 감독의 열정이 고루 스며들어 맛있는 영 화 <깡철이>가 탄생하길 손꼽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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