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 베테랑이 말하는 독립영화와 영화교육
아시아무비파일에서는 미국 미디어 업계 거물이자 영화 제작자이며 작가이면서 영화 교육에도 일가견 있는 애덤 레입지그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필름 사장과 디즈니 전무를 지낸 레입지그는 그간 25편 이상 영화의 제작 및 배급을 담당했다. 대표작으로는 <애들이 줄었어요Honey, I Shrunk the Kids>(1989),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1989), <타이투스Titus>(1999), <펭귄 – 위대한 모험 March of the Penguins>(2005) 등이 있다. 쉬지 않고 상업영화와 독립영화계를 종횡무진으로 활동한 덕분에 미국영화업계에서 베테랑으로 손꼽히며 최근 저서 <독립영화 성공 비법: 제작에서 상영, 할리우드 접 수까지Inside Track for Independent Filmmakers: Get Your Movie Made, Get Your Movie Seen and Turn the Tables on Hollywood>를 출간하여 영화교육 분야에서의 입지 또한 굳혔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영화 산업과 영화 교육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알아보았다.
1. 한국 독자에게 자신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영화부산>을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다. 25년간 영화 제작, 총괄, 배급 관련 일을 해왔고 미국에 있는 거의 모든 스튜디오에서 일했으며 다수 독립영화에도 참여했다. 특히 조 존스톤, 조 터틀타웁, 줄리 테이머, 쉐리엔 다비스와 같은 감독들의 초기작에 참여한 것이 나로서는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다. 지금은 미디어 컨설팅 전문기업,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파트너스를 운영하고 있다.
2. 이력을 살펴보면 로스앤젤레스 시어터 센터 제작자에서부터 월트 디즈니 픽처스와 터치스톤 픽처스의 전무, 테라 벨라 엔터테인먼트와 내셔널 지오그래픽 필름 사장에 이르기까지 화려하다. 게다가, 신간 <독립영화 성공 비법: 제작에서 상영, 할리우드 접수까지>로 널리 알려 지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경력의 원천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문화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결국 경제 성장과 문화생활의 근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지원해야 한다. 난 이들과 함께 일하고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 매우 즐겁다. 참, 아주 열심히 일하고 잠을 많이 안 자긴 한다.
3. 한국 영화팬들에게 미국영화는 보통 할리우드영화로 대변된다. 미국 독립영화를 소개한다면?
미국 독립영화는 풍부하고 매력 넘치며 색다를 뿐 아니라 다양하다. 매년 미국에서 개봉되는 상업영화의 두 배수에 이르는 독립영화가 만들어지지만 상업영화가 박스오피스의 75%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유명 영화감독들이 독립영화로 시작하고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는 영화 중에는 상업영화보다 독립영화가 더 많다.
4. 한국에서 독립영화 제작 환경이나 구조는 상업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실정인데 미국의 상황은 어떤가?
똑같다. 독립영화라면 하나같이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야한다. 자금을 조달하고 배우와 제작진을 꾸리고 특히 배급까지 알아서 해야 한다. 이게 바로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스튜디오영화, 즉 미국 상업영화는 배급이 보장되어 있는데 독립영화는 그렇지 않다. 싸우고 협상해서 얻어내야 하는데 대부분 지고 만다.
5. 독립영화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새로운 재능을 개발하고 독특한 관점을 보여주며 창의적 사고를 유도하고 제대로 되면 돈까지 버는 것
6. 미국에는 어떤 영화교육기관이 있는가? 그리고 영화교육에 대한 당신의 철학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대학과 다수의 고등학교에 영화 관련 교육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7만 5천명의 대학생들이 매년 영화제작 입문 강의를 수강한다. (실은, 이 수업에서 쓰는 교재 집필을 내가 맡고 있는데 18개월 후면 맥 밀런에서 교과서로 출간된다.) 다른 교육과정보다 더 나은 과정도 있지만 정작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실제로 영화제작에 참여하는 영화 학교 바깥 현장이다.
7. 부산영상위원회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영화교육 워크숍인 ‘움직이는 영화학교’, FLY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러한 과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영화인 지원 사업은 매우 중요하며 범 아시아적 영화교육이라는 점에서 지지한다.
8. 최근 서양에서 아시아영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인상 깊게 본 한국영화는 무엇이며 이유는?
어려운 질문인데—감탄할만한 영화가 많다.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서정적인 아름다움도 좋고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에서 그려낸 캐릭터도 마음에 든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특히 감명 깊게 봤는데 각본, 캐릭터, 미스터리와 해결, 몹시 불안하게 만드는 분위기까지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9. <영화부산>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향후 계획은?
최근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파트너스라는 회사를 열었다. 유수 국제 미디어 회사나 엔터테인먼트 사들이 할리우드 구조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가치와 가시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