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영상정책포럼의 7년역사를 돌아보며

아시안 영상정책포럼의 7년역사를 돌아보며

최근, 아시아 전역에서 제작 인센티브에서부터 다국간 공동제작 협정을 비롯하여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지원 정책까지 다양한 영화정책이 소개되면서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영화제작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영화진흥정책이 요구된다는 것이 오랜 기간 아시아영화산업의 과제로 대두되어 왔었다. 2008년, 제13회부산국제영화제기간중 전에 없던 새로운일이 일어났다.

여기서 우수한 영화진흥정책이란, 로케이션촬영의 장애를 제거하고 해외제작을 유치하며 다양한 분야 간의 교류를 증진시킴으로서 더 나아가 아시아 지역의 영화제작 환경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사실 아시아 지역 영화제작자들은 이미 어떤 종류의 영화진흥정책이 필요한 지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인 문제는 각국 정부로 하여금 이러한 앞선정책을 수용하도록 설득하는것이었다.

물론, 여러나라에서 정책결정권자들과 관료들을 대상으로 영화친화적 정책을 도입하도록 설득하고자 하는 노력은 꾸준히 이루어져 왔었다. 다만, 그 성과가 미미했다. 이에 2008년,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이하 AFCNet)는 부산광역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력하여 아시아에서는 단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던 새로운 일을 도모하기로 했다. 바로 아시아 전역의 정책결정권자들을 부산으로 초대하여 ‘아시안영상정책포럼’에 참여하도록 하는것이었다.

첫 번째 행사는 아시아 전역에 로케이션 인센티브 정책을 도입하도록 독려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2007년, 아시안영상정책포럼 개최 계획을 발표하면서 박광수 AFCNet 전 의장은“ 제작 인센티브 제도는 시행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각국의 정책결정권자들을 한 자리에 모았으니, 이들을 대상으로 다른 나라의 성공적인 정책 사례를 교육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결과, 아시아 지역 내 14개국의 정책결정권자들이 부산을 방문하여 각종 공개 세미나와 비공개 회의에 참여했다. 행사에는 여러 영화인들도 참석하여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인허가, 관세, 기타 법률 제도의 표준화 등 각종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책결정권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당시 포럼 행사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정책을 도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관료들이 영화산업에 대해서는 무지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아시안영상정책포럼이 연례행사로 정착되면 어느정도 동료 간의 압력(Peer pressure) 이 각국의 정책결정권자들 사이에 작용할 것이라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매년 참가자들은 각국에서 온 동료 참가자들과 만나게 되고, 비공개 라운드테이블 석상에서 자국의 영화진흥정책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며, 다른 나라의 진척 상황을 직접 전해 들으면서 자국 내에서도 변화를 시도하고자하는 동기를 얻을수 있게 되는것이다.

아시안영상정책포럼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로케이션 인센티브에 대한 논의는 깊이를 더해갔고, 다른 사안들의 심층적인 고찰도 함께 이루어 졌다. 2010년에 열린 제3회 아시안영상정책포럼에서는 국제공동제작 협정의 필요성과 아시아 지역 내 국가 간 공동제작의 활성화를 논의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유럽의 EU 회원국들과 비회원국 간에 촬영된 높은 수치의 공동제작 사례가 본보기가 되었다. 물론, 아시아국가 간에 존재하는 경제적·문화적 격차가 공동 제작을 더욱 어렵게 만들지만, 아시안영상정책 포럼이 현실적인 제안과 전략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했다는것 이다.

2011년에는 아시아 지역 간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회원국의 영화산업을 재생하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에 관한 발표가 있었다. 또한, 일본의 3·11 쓰나미와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 처치 대지진 등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던해로, 국가적 재난으로부터 회복하는과정에서 영화가 지닌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특별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2012년 포럼의 주제는 영화교육이었다. 전년도 포럼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영화학교를 설립, 운영하여 유명 감독을 다수 배출한 바 있지만 아직 영화교육이 이루지지 않고 있는 국가들도 다수 존재한다. 교육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서는 최신 설비와 시설을 갖춘 상시의 전문 영화교육기관을 설립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가 될 수밖에 없지만, 단기 영화교육과정이나 워크숍이 영화인들의 잠재력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기술들을 전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도있다.

2013년 포럼은 아시아 영화시장의 비약적인 성장과 이러한 성장이 몰고 올 도전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에 초점을 두었다. 영화시장으로서 급속한 성장을 보인 중국에 관해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중국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유일한 아시아 국가는 아니다. 아시아가 세계 영화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지역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아시아 전역에 걸쳐 더욱 균형 있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하다. 그 외 상영시설이 취약한 지역을 주제로 하는 별도의 세미나가 개최되어, 정부와 영화계가 함께 주류 및 예술영화 전반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도했다.

이러한 내용은 2014년 10월 6일부터 7일까지 개최된 제7회 포럼에서 그 논의가 확대되었다. 업계의 시각으로 조금 더 옮겨가, 다양한 세미나에서 배급과 관련한 사안들과 아시아 지역 내 영화 배급을 위한 대안 플랫폼 개발의 가능성에 대해 다루었다. 특히 아시아 영화를, 그 중에서도 아시아 독립예술영화들, 관람할 수 있는 온라인 포털 구축에 관한 아이디어를 고찰했다. 이러한 구상은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기부금이나 정부 재정으로 운영되는 비영리적인 문화 교류의 수단으로 논의되었다. 또한 정부의 검열 문제와 다국 간의 온라인 배급 플랫폼이 당면한 실질적, 전략적 문제에 관해서도 심층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주제와는 별도로, 매년 혁신적인 내용의 특별 강연 시리즈가 보조 행사로 진행되었다. 한국의 소설가 공지영과의 대담을 비롯해 영향력 있는 웹툰 작가 강풀의 강의 , ‘영화와 신경과학’,‘ 버추얼프로 덕션’ 관련 발표 2건, ‘영화와 음식’ 등 다양한 주제로 강연이 열렸다.

아시안영상정책포럼은 그 첫 회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참가자 수와 참가국 수에 있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2008년에는 총 11개국에서 각 정부 대표들이 참가했으나, 2013년에는ASEAN과 같은국제기구를 비롯해 참가국의 수가 배로 늘었고 참가자의 규모 역시 크게 확대 되었다. 또한, 필름커미셔너와 언론사의 참가도 AFCNet의 확대에 힘 입어꾸준히늘고있는추세이다.

물론 자국 내 업무로 바쁜 최고위급의 정책결정권자들을 포럼에 집결 하도록 하는 것이 항상 가능했던 것은 아니었다. 더 나아가, 행사 기간이 매년2~3일에 그친다는 것은 참가국간에 복잡한 현안을 협상하거나 합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 포럼의 목적이 아니었다. 오히려 포럼의 목적은 논의를 이끌고, 아시아 영화의 장기적인 번영을 위해 주요 이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데 있었던 것이다.

b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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