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처럼 맛깔나는 영화 [푸른소금]

소금처럼 맛깔나는 영화 [푸른소금]

신선대 부두와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언덕이다. 부산에 이런 곳이 다 있었구나, 감탄하고 있으려니 그곳에서 영화 <푸른 소금>의 촬영이 한창이다.

1_2신선이 와서 머무는 넓은 터, 문현동 ‘광선대(廣仙臺)’에 오늘은 이현승 감독과 배우 송강호, 신세경이 그들만의 판을 벌였다. 언덕의 능선을 따라 빽빽하게 들어선 집들, 그 골목 사이로 차를 몰고 올라오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인다. 산동네 끝, 신선대 부두와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언덕이다. 부산에 이런 곳이 다 있었구나, 감탄하고 있으려니 그곳에서 영화 <푸른소금>의 촬영이 한창이다.

<그대안의 블루><시월애> 등 감각적인 영상을 연출해 온 이현승 감독과 충무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 송강호, 그리고 차세대 여배우 신세경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푸른소금>(스튜디오 블루 제작)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 세빈(신세경) 이 인간적이면서도 거친 카리스마를 지닌 은퇴한 조직의 보스 두헌(송강호)을 죽이기 위해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9월 1일 크랭크인하여 오늘이 17회 차인 <푸른소금>팀은 부산에서 벌써 8회 차 촬영 중이다. 부산영 상위원회의 제안으로 이곳 문현동 언덕을 발견하고서 이현승 감독은 “여기가 부산 최고의 로케이션이다”라는 찬사를 연신 쏟아냈다고 한다. 그 칭찬을 한몸에 받은 제작실장의 씁쓸한 한마디, “칭찬도 최고, 빡세기도 최고예요!” 그도 그럴 것이 여유 공간 절대 부족으로 주차 대란에다가 이 높은 곳까지 컨테이너는 어떻게 옮겨왔는지 신기할 정도다. 주변에 인접한 집들이 많아 부산영상위원회 로케이션 PD와 제작팀들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양해를 구해야 했다. <박쥐>때도 부산에서 촬영했던 제작 실장은 그래도 전포동 전 가구를 다 방문해야 했던 <박쥐> 때보다는 지금은 문현동 일부만이니 나은 편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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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전경을 촬영하기 위해 렌즈를 바꾸고 노출을 측정하는 스태프들

신선대 부두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컨테이너는 세빈과 그 친구가 사는 곳이다. 낮에는 강아지를 찾아주는 등 심부름센터 일을 하는 그들의 일상이 펼쳐지고 밤에는 이 들을 괴롭히는 사채업자들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낮 촬영을 마치고 저 멀리 신선대 부두 뒤 수정산과 구봉산 능선에 해가 기울어진다. 끝없이 이어진 산등성이를 따라 떨어지는 노을과 부두, 그 노을빛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산동네 언덕의 장관! 이를 놓칠리 없는 감독은 이 모든 전경과 여 주인공을 한 프레임에 담아낸다. 현장 최고 이슈는 단연 여배우 신세경이다. 촬영장 주변에 유난히 남학생들이 많다고 했더니, 인근 배정중학교와 부산공고의 남학생들이다. “신세경 한 번만 만나게 해주세요, 사진 찍으면 안 돼요~?” 제작부들은 이들이 촬영장에 난입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기에도 정신없다. 어린 학생들에 비해 주차장을 통째로 영화팀에게 대여해 준 어르신들은 할 일 없는 여가시간을 고스톱 놀이로 보내고 있다.“ 장사 못하셔서 어떡해요~?” 라는 질문에“ 촬영하는데 어쩔 수 없지, 돈도 주던데 뭐~” 라며 다시 놀이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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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업자가 세빈과 그 친구를 괴롭히기 위해 컨테이너를 들어올리고 있다.

이제 문현동 마을 촬영이 끝나면 기장 임랑과 대변항 촬영을 앞두고 있다. 올해 <아저씨> <무적자> 등 부산에서의 굵직한 촬영을 전담했던 김종현 PD는 다음 촬영이 잘 이루어질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 이다. 영화 속 분위기와 꼭 맞는 횟집을 찾기 위해 영화팀과 서너 차례나 기장 일대를 샅샅이 뒤졌는데, 겨우 찾아낸 임랑 해수욕장의 작은 횟집이 철거 위기를 맞았단다. 그런데 그 철거가 어디서 행해지는 것인지 찾을 수가 없었다. 철거 주체를 찾기 위해 기장군청, 부산시청, 인근 군부대까지 수소문 하러 다닌 끝에 겨우 그 일정을 미룰 수 있었다. 근데, 이제는 횟집 주인이 내부 설비를 빼내는 게 아닌가. 철거를 앞두고 설비를 빼내는 주인이야 이해하지만 그 설비들이 영화를 위한 아주 중요한 소품이기에, 이제는 촬영 때까지 주인을 설득시키는 숙제가 또 남았다.

문현동 언덕 같은 매혹적인 부산의 로케이션들 덕분에 <푸른소금>팀의 부산에서의 촬영 회차가 자꾸 늘어나고 있다. 계획된 3곳 말고도 도로 촬영이 또 추가되었고 또 어떤 독특한 곳이 감독의 발목을 끌어당기게 될지 미지수다. 그 옛날 광선대에 머물렀던 신선들처럼 영화 <푸른소금>팀들도 부산에서 오래오래 머물며 멋진 작품을 탄생시키길 기대한다.
b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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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현
김 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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