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시 부산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는 부산이 지역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과제들을 제시한 김이석 동의대학교 영화학과 교수의 글과 더불어 <영화부산> 편집팀이 정리한 부산영상위원회 15년의 성과 ‘살아있네 영화도시 부산’이 실렸다.
벌써 7월이 성큼 다가왔다. 한 해의 반이 지나갔다. 이쯤이면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계획을 논하기에 늦지 않은 시간이다.
먼저, 전 국민의 일상을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 사태로 인해 상심하고 있을 모든 이들에게 이 지면을 빌어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부산영상위원회는 메르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몇 달간 준비해온 아시안영상정책포럼을 연기했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행사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10월에 함께 열렸던 BIFCOM(부산국제필름커미션·영화산업박람회)과 분리하여 6월 중에 정책자들 간의 긴밀한 연대와 아울러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가고자 했었다. 특히나 이번 행사를 위해 귀한 시간을 내어서 발제를 준비한 참가자들과 함께 고생한 스탭들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하지만 사례연구를 통한 아시아영화기구 설립 타진과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아시아영화시장의 한계 공유 및 연대를 통한 해결책 제시, 그리고 변화하는 매체환경이 아시아영화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단지 지금에 국한된 주제가 아니므로 이후 진지한 논의의 자리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이번 호 특집 ‘영화도시 부산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는 부산이 지역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과제들을 제시한 김이석 동의대학교 영화학과 교수의 글과 더불어 <영화부산> 편집팀이 정리한 부산영상위원회 15년의 성과 ‘살아있네 영화도시 부산’이 실렸다. 우리 영상위원회가 나아갈 방향을 선명하게 확인함과 동시에 새로운 전략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글이다. 또한, 지역에서 열심히 영화작업 중인 감독의 인터뷰도 있다.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에서 영화라는 작업을 한다는 것에 있어 미처 우리가 몰랐던 그만의 고충에 대한 고백을 볼 수 있다.
영화제작 및 산업에 대한 고민과 아울러 큰 울림을 주는 ‘카세 료, 부산에서 영화를 살다’라는 글에서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 영화를 배우고자 하는 입문자들, 그리고 영화제작을 위해 삶의 가장 귀중한 것들을 던지는 제작자들에게 우리가 내주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우리 영상위원회에서 하는 일들이 자칫 그림자와 같은 일이라고 혹은 보이지 않는 하찮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강하게 카세 료는 역설적인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은 영화를 필요로 할까.’ 우리는 믿는다. 아직도가 아니라 앞으로도 영원히 영화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고, 이들이 있는 한 우리가 하는 일은 영화를 사랑하고 만드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이런 다짐을 품고 오늘도 우리들은 현장에 나가고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사무실을 나선다. 자, 다시 한 번 더 달려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