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Theme – 부산 영화의 열망을 보다

Project 2 부산지역 장편극영화 제작지원사업

지난 5월 25일 부산영상위원회 영상벤처센터 회의실에는 부산에서 영화 좀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2011 부산영상위원회 부산지역 장편극영화 제작지원사업」의 프레젠테이션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10년 전 이 사업이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부산에서 만들어지는 장편극영화는 년 1~2편에 불과했다. 이에 부산에서 될 수 있는 한 많은 영화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무조건 지원’하자는 취지로 제작지원사업이 시작되었고 그 후 10년, 어느덧 한 해에 10여 편의 장편극영화가 제작되는 도시로 성장했다. 경쟁심사로 전환된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프레젠테이션이지만 올해는 그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편당 3천만원씩 5편에 균등 지원하던 방식에서 과감하게 1편에 1억원, 2편에 3천만원을 지원하는 차등지원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제작 편수에 만족하지 않고, 부산 영화의 완성도를 획기적으로 끌어 올려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이른바 ‘스타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육성하고자 하는 자리인 만큼 지원자들의 열정은 가히 대단했다.

심사일 : 2011.5.25(수)
심사위원 :  김이석 교수, 김조광수 대표(청년필름), 이해영 감독, 정한석 기자(<씨네21>)

총 신청작은 10개 작품. 부산만의 프로젝트가 아닌 한국의 스타 프로젝트를 ‘부산’에서 육성하고자 심사위원은 현재 한국영화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젊은 영화인들로 구성했다. <조선명탐정><분홍신><와니와 준하>를 제작한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 <천하장사 마돈나><페스티발>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 영화평론가 정한석 <씨네21> 기자, 그리고 심사위원장은 동의대 영화학과 교수이자 부산독립영화협회 김이석 회장이 맡았다.

심사위원들의 시각은 날카롭고 현실적이었다. 사전에 시나리오와 제작 기획서를 간파하고 온 터라 그들의 질문은 응시자들의 허를 찔렀고 이에 당황한 한 발표자는 준비한 자료를 보여주지도 못한 채, 설명하기에 급급했다. 어떤 제작자는 심사위원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여유롭게 발표했고 또 다른 감독은 심사위원과 근접한 거리로 다가와 눈빛을 맞추며 감정에 호소하기도 했다. 자신이 준비한 최신형 디지털 기계를 가지고와 화려한 프레젠테이션 기술을 선보이는 발표자, 한국영화 산업이 <쉬리>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 산업적 구조가 바뀌었듯 자신의 영화로 부산 영화산업의 지평이 바뀔 거라고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도 있었다. 지난 해에 영화를 만들었는데 지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영화 제작을 안 하는 게 더 힘들다고 피력하며, 그들의 열정을 그대로 전했다. 심사위원들은 부산 영화인들이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기도 했다. 시나리오 수정에 대한 세심한 조언은 물론,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저예산 영화의 저작권 해결 방법을 공유하는 등 영화 제작 방법론에 대한 토론회와 같은 흐뭇한 장면들이 연출됐다.

심사는 시나리오 완성도(50)와 제작계획의 구체성 및 충실도(30), 제작 및 투자가능성(20)을 기준으로 실시되었다. 1억원의 제작비를 신청한 작품들 중 <만리향><소년들><폭풍어미><엘 콘도르 파사>의 총 4편이 경합을 벌였는데 심사위원들의 심층 토론 결과 최종적으로 전수일 감독의 <엘 콘도르 파사>가 1억원 지원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엘 콘도르 파사>는 “파계한 성직자의 육체적, 정신적 편력 과정을 그려 인간 구원의 문제를 다루는 주제의 무게감이 돋보였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에 걸친 투자계획이나 캐스팅을 포함한 진행 상황 또한 매우 구체적”이었기에 심사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소년들>의 경우 “소외된 소년들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현실을 우화적으로 그리고 있는 시나리오의 완성도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선정 조건으로 제시된 제작사 자체 투자 계획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가야 시대를 배경으로 모성의 문제에 대한 색다른 접근을 제시한 <폭풍어미>는 소재의 참신성과 창작자의 진정성 등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투자 기획서의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심사평이었다. <만리향> 또한 “투자 계획은 매우 구체적이었으나 시나리오 평가에 있어서 심사위원들 의견이 엇갈려” 안타깝게도 선정되지 못하였다.

3천만원 지원작으로는 이현철 감독의 <소년들>과 조은성 감독의 <고양이가 잔다>로 결정되었다. <소년들>은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매우 높다는 점 에서 향후 제작사의 투자 계획이 보완될 경우 좋은 작품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합치되었고 <고양이가 잔다>는 “청년 실업이라는 현실적 소재를 만화적 상상력으로 풀어간 시나리오의 독창성과 제작자의 작품에 대한 높은 열의”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를 맡은 이해영 감독은 “당선되지 않는 작품 중에서도 개성이 넘치는 시나리오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제작 가능성이 미비하여 당선이 안 되었더라도 특별 언급을 해주는 응원이 필요하다”며 신청작들의 개성과 다양성을 높이 평가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새롭게 바뀐 부산지역 장편극영화 제작지원사업을 통해 부산 영화들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어 이들 영화가 한국 영화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세계에서 빛나기를 희망한다. 무엇보다 더 많은 관객들이 부산 영화를 보고 울고, 웃으며 ‘영화도시 부산’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기를,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는 그날이 오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당선작들이 필사의 각오로 제작에 임해주길 기대한다.
b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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