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촬영 Close Up [브레이크 모드 BRAKE MODE] 부산촬영기

부산으로 건너온 일본회사원의 좌충우돌을 그린 블랙코미디 영화<브레이크모드>, 부산에서 올로케! 일본 특유의 코미디영화로 탄생하다!

동경예술대학교 X 한국영화아카데미 합작 프로젝트

일본의 국립영화학교인 동경예술대학교와 한국의 많은 스타감독을 배출한 한국영화아카데미가 매년 진행하는 한·일합작프로젝트의 일환인 <브레이크 모드>는 동경예술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프로듀서(다니가미 교코)의 기획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감독은 동 대학교 출신으로 현재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폴 영이 맡았고, 한국 측 프로듀서는 영화 <잉투기>(2013)의 프로듀서 이자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의 강지현 PD가 참여했다. 그 외의 스태프 역시 동경예술대학교와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 후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전에 몇 편인가 한·일합작영화 참여 경험이 있는 데다가 그 작품들을 부산에서 촬영한 적이 있는 필자는 부산영상위원회의 소개로 <브레이크 모드>에 합류하게 되었다.

한·일 자동차 대기업이 함께 진행하는 신차 프로젝트를 위해 일본인 회사원이 부산으로 오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감독 특유의 코믹함으로 그려낸 이번 프로젝트는 바다와 맞닿아 있고 상업적으로도 발 전되어 있는 부산의 전경이 작품의 전체적인 콘셉트와 일치한다는 점 때문에 기획단계에서부터 부산촬영을 필수 전제로 시작한 작품이었다. 게다가 옛것과 새것이 함께 존재하는 부산의 모습 자체가 감독과 일본 제작팀에게는 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영화학교가 의기투합하여 하나의 작품을 위해 모인 것은 물론, 대표적인 영화도시인 부산에서 촬영한다는 것은 정말 뜻깊은 일이었으나, 일반 상업영화와는 조금 다른 작품이었기에 실제 제작환경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무엇보다 제작비가 부족한 것이 제일 심각한 문제였다. 프리프로덕션은 부산의 게스트하우스를 거점으로 진행했으며 감독과 일본 측 프로듀서는 자비를 들여 부산로케이션 스카우팅에 참여하기도 했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제안받았을 때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수락한 것은 일본 스태프의 열정과 진정성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필자가 일본에서 유학생 신분으로 작품을 만들던 때가 떠올랐다. 돈도 없고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주변 분들의 도움과 협조로 작품을 만들었고, 그 결과 영화제에서 상도 받을 수 있었다. 만일 그때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런 결과도 없었을 것이다. 그때 그 소중한 추억을, 경험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해준 것이 <브레이크 모드> 프로젝트의 일본 스태프였고, 쉽지 않은 현장이 될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다시 한 번 순수한 열정만으로 영화를 만드는 현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누구보다도 설레는 마음으로 크랭크 인을 기다리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역시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

우선, 가장 큰 벽은 역시 제작비였다. 정해진 제작비 안에서 모든 촬영을 진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었으나, 일본에서 부산까지 온 스태프를 제작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홀대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숙식마저 자비로 해결하겠다며 현장에 집중해 달라고 했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었기에 이전 부산에서 촬영하면서 인연을 맺은 분들과 업체에 사정을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했고, 그분들 역시 너무나 감사하게도 흔쾌히 도움을 주셨다. 운이 좋았던 건지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소개를 통한 소개로 생각보다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또 다른 걸림돌이 있었으니, 바로 로케이션촬영현장이었다. 실제 가게를 빌려 촬영하는 부분까지 마냥 도움을 요청할 수만은 없었고, 매일 필요한 보조출연자나 현장에서 필요한 부대 물품 등도 주먹구구로 메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부산촬영을 진행할 수 있게끔 도움을 준 곳이 부산영상위원회였다. 영상위원회 사무실을 선뜻 촬영장소로 내어준 것은 물론이고, 부산에서의 배우 캐스팅에도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 다. 또, 부산영상위원회가 보유하고 있는 제작비품도 빌릴 수 있었다. 부산영상위원회의 로케이션 자료를 바탕으로 로케이션스 카우팅을 할 때도 ‘프리프로덕션 스카우팅 지원’을 받아 사전제 작비를 감축할 수 있었고, 까다로운 로케이션촬영시에도 부산영상위원회 협력체의 협조로 선뜻 촬영을 허가받을 수 있었다. 부산영상위원회 사무실에서 감독 및 일본 측 프로듀서와 함께 방문 상담을 통해 즉시 단역으로 출연 가능한 보조출연자를 소개받거나, 사무실 촬영을 선뜻 허락받을 때마다 마치 ‘금 나와라 뚝딱!’ 하면 바로 눈앞에 금 한 덩이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부산영상위원회 로케이션지원팀과의 미팅 후부터는 우려했던 것과 달리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샐러리맨들의 블랙코미디 장르이면서 동시에 액션이 많았던 작품 성격상 배우들의 안전을 위해 현장에 매트가 꼭 필요했는데, 서울에서는 가져올 상황이 못 되고 부산에서는 마땅히 구할 곳이 없어 고민하고 있던 찰나, 마침 보조출연 중이던 학교 선생님의 도움으로 학교에서 사용하는 매트를 빌리기도 했다. 또, 제작비 여건상 마땅히 촬영할 가게를 찾지 못해 곤란에 처했을 때 ‘한 번 물어나 보자’며 우연히 들어간 포장마차의 사장님은 ‘딸이 영화 관련 일을 한다’며 선뜻 포장마차 촬영을 허가해 주시기도 했다. 무엇보다 작품에서 메인이 되는 자동차 판매대리점은 정말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필자는 제작진에 조금 늦게 합류했기 때문에 촬영장소가 정해진 후 이야기만 전해 들었는데, 자동차 판매대리점에서 촬영허가를 받기가 너무나 어려웠고, 문의했던 대리점이란 대리점에서는 모두 다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프로젝트가 그대로 중지될 뻔 했던 것이다. 그때도 역시 우연히 들어간 한 대리점에서 도움을 받을 수가 있었다고 한다. 이곳 담당자 역시 부산에서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는 지인이 있어 어려운 사정을 선뜻 이해해주고, 촬영을 허가해 준 것이다. 물론 본사와의 협의를 거쳐야 했으나, 담당자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실제 유명 기업의 매장이었고, 촬영을 위해 문을 닫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해당 매장에서의 촬영은 새벽 4시부터 진행했는데, 직접 그 시간에 출근해서 매장 문을 열어 주고 촬영 중 불가피하게 생긴 제작팀의 요구사항도 묵묵히 다 들어 준 그 매장에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현장은 매축지마을부산공동어시장이었다. 매축지마을은 허름한 집들이 빽빽이 이어진 동네로, 집과 집 사이에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 는 좁은 골목에서 추격 신을 찍어야 했기 때문에 제작진 입장에서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장이었다. 소리까지 질러가며 찍어야 하는 장면이라, 주민들이 항의라도 하면 그대로 촬영이 중지되는 것은 아닐까, 마음을 졸이며 촬영에 임했지만, 이는 기우였다. 물론 스태프 전원에게는 최대한 소음을 줄이도록 신신당부를 해두었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어쩔 수 없었기 때문에 걱정했는데, 오히려 주민들이 먼저 나서 전원을 빌려 주고, 선뜻 부감촬영을 위해 옥상까지 내 준 것이다. 덕분에 필자의 우려가 ‘버액션’쯤으로 취급되기도 했다. 매축지마을은 예전부터 근래까지 학생들이 사진이나 영화촬영을 위해 자주 찾는다고 하는데 주민들은 다소 불편함을 느 끼면서도 마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듯 보였다.

부산공동어시장은 이번 작품을 위한 최적의 로케이션이었다고 생각한다. <브레이크 모드>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할 장소로 여러 곳을 물색하던 차에, 부산영상위원회와 협력하고 있는 촬영지라며 흔쾌히 촬영허가가 떨어진 곳이다. 작품의 마지막 부분은 액션신이 가장 많았기 때문에 분명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는 예상을 쉽게 할 수 있었고, 촬영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제재나 제한이 적은 곳이어야 했는데 공동어시장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물론 작품의 이미지와 잘 맞는 촬영지였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마지막 장면이면서 동시에 마지막 촬영이었기 때문에 제작진과 배우들은 어느 때보다 더 힘차게 의기투합하여 촬영을 진행했다. 그런데 촬영은 어느덧 예상했던 시간을 훌쩍 넘겨, 자정을 지나 어슴푸레 해가 뜰 시간까지 이어져버렸다. 아무도 없던 공동어시장에 하나둘, 작업을 위해 출근하는 분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어선 작업을 해야 하는 시간인데, 하필이면 우리가 배 앞에서 촬영을 하고 있어 불가피하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잠시 작업을 미루면서까지 기다려 준 분들 덕분에 제작진은 더욱더 박차를 가해 촬영에 임했고, 다행히 현장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일만은 피해갈 수 있었다. 그렇게 <브레이크 모드> 의 부산촬영이 모두 끝났다.

6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광안리 등 부산의 유명 명소에서의 촬영은 작품의 이미지나 의도와 절묘한 매치를 이루었다. 부산시민들 역시 일본에서 건너온 촬영팀을 위해 기꺼이 협조해 주었고, 격려와 응원도 아끼지 않으셨다. 이번 작품을 하면 서 왜 많은 영화인이 부산을 찾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부산은 영화를 사랑하는 진짜 영화도시다. 앞으로도 한국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꾸준히 사랑받는 도시로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켜나가길 소원해 본다. 마지막으로 늦게 합류한 필자를 대신해 혼자 부산에서 좋은 촬영지를 물색하느라 고생한 강지현 PD와 언어의 장벽을 넘어 마음으로 소통하며 서로 이해하고 감싸준 한국과 일본의 제작진, 부산영상위원회 이경섭 팀장과 이승의 팀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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