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통에 묶여 다른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 진다” 는 시인 이수명의 말처럼. 이곳은 어디쯤.. 달맞이고개 ‘오페리하우스’ 바로 아랫집
메르세데스 소사의 ‘la peregri nacion’
남미의 이국적인 향취가 물씬 풍겨나는 기타의 선율, 흐느끼듯 호소하는 그녀의 짙은 목소리가 한 데 어우러져, 해운대의 골 목길, 달맞이의 밤을 촉촉이 적신다. 문틈사이로 치즈 냄새가 솔솔 배어 나오고, 허기진 배는 눈과 귀를 집중시키는 이 곳에 안착하라 조르기 시작한다. 얼마가 지났을까…남미의 정취에 푹 빠져 있을 때 쯤, 테이블위로 연어샐러드와 연어 그라탕, 허브향이 가득한 로즈마리 차가 조그마한 초에 불을 밝히고 그 위에 올려 진다. 갓 구워낸 토스트가 나를 분주하게 만든다. 풍성하고 행복한 식사가 시작되었다.
토마토를 직접 갈아 만든 소스를 버무린 스파게티는 마지막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음식 맛을 낼 줄 아는 사람이라면, 단연 다른 감각도 탁월할 터, 이국생활의 흔적들이 식당 곳곳에 즐비해, 구석구석까지 시선을 끈다. 테이블과 엔틱과의 어울림이 마치 어느 가정집에 초대 받은 듯, 평화롭기만 하다. 촛대와 찻잔, 차와 그림들, 향기와 홀을 가득 메운 음악이 한동안 나를 멍하게 만들었다. 문득, 이런 기억이 떠올랐다. 어릴 적에, 혼자 엉엉 소리 내어 실컷 울고 나면, 어김없이 배가 고파왔던 기억, 그건 마치 해소 뒤에 오는 공허함 같은… 잘은 모르지만, 결국은 영혼의 굶주림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울지 않고도, 주어진 음식을 눈깜짝할 사이 다 비워 버린 나는, 가장 중요한 마지막 질문을 하기 위해 입맛을 다시며 배시시 웃었다.
“저기요,..이 곳에서 영화촬영도 가능할까요? 공간이 딱 인데요…”
“그래요?…그럼, 우리식당이 영화에 나오는 거잖아, 빨리 찍어주세요!”
외모만큼이나 시원시원한 답변을 듣고는, 헌팅의 묘미에 힘든 것도 잠시 잊은 채,
나는 마치 감독이나 된 듯 구석구석을 기웃거리고 있다.
카메라는 이렇게 스쳐가길 바래… 그녀의 손길이 배어있는 이 곳과 저곳을… 왜냐면, 너무나 아름답고 독특하며, 맛있는 공간이기 에.
이 곳은, 평상시에도 자주 찾고 싶어진다. 허브향이 가득한 차와, 남미의 음악만으로도. 또 하나, 삶이 그대를 속이는 어느 날 저녁, 고즈넉한 이곳을 찾는다면, 충분한 위로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위로받고 싶은 사람이 생길 때 비로소 슬픔은 완성된다. 한 고통에 묶여 다른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 진다” 는 시인 이수명의 말처럼.
이곳은 어디쯤.. 달맞이고개 ‘오페리하우스’ 바로 아랫집
Tel. (051)744-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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