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매년 약 20여만 명에 이르는 관람객들이 참석하고 있다. 아시아의 할리우드를 지향하며 축제(Festival)에서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제 영상산업 육성으로까지 확장되어 부산영상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영화도시로서의 면모를 자랑한다. 특히 부산시는 지역 영화·영상산업 육성과 관련하여 하드웨어 구축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하여 영화의전당, 부산영상벤처센터,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부산문화콘텐츠컴플렉스 등 영화·영상 인프라 확충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결실을 맺고 있다.

또한 부산영상위원회 설립을 계기로 영화촬영 지원 활동과 영화촬영스튜디오 제작 지원 활동을 수행함으로써 영화촬영하기 좋은 도시 부산이라는 이미지와 인지도를 구축하였을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등 영화관련 기관의 부산 이전에 발맞추어 테마파크형 실외 영화촬영스튜디오 건립 방안이 모색되는 등 명실상부한 영화·영상산업 중심도시로의 자리매김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부산이 진정한 글로벌 영화·영상산업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부산지역 영화·영상산업이라는 단일산업 중심에서 벗어나 타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지역산업 활성화 가능성을 점검하고 시너지효과 거양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특히 영화관광객들에게 영화관광 도시 부산의 이미
지와 선호도를 높이고 경쟁력 있는 영화관광 상품을 개발하여 제공할 필요가 있는 바, 이와 관련된 영상로케이션, 최근 흥행에 성공한 영화 <국제시장> 그리고 영화관광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영화 · 영상 로케이션
도시들은 왜 로케이션 유치를 추진하는가? 그것은 도시의 인지도 및 브랜드 향상과 집객력을 강화하고 해당 지역에 영상관련 산업의 집적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영화, TV드라마, 커머셜필름 등의 로케이션 유치활동, 촬영협조, 각종 편의제공 등은 로케이션 도시의 영상위원회(Film Commission)에서 수행한다.

도시의 영상위원회(Film Commission)가 수행하는 영화·영상 로케이션 지원활동은 첫째, 특정 도시를 촬영지로 하는 영화 등이 국내외에서 상영됨으로써 당해지역의 인지도가 제고되며, 이로 인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하는 등 집객력 강화로 귀결된다. 둘째, 영화 영상물의 로케이션과 관련된 촬영스튜디오, 현상소, 조명, 음향, 메이크업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뿐만 아니라 많은 촬영 관계자가 장기간 체류함으로써 호텔, 레스토랑, 렌트카 등의 사용 증가로 지역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발생한다. 셋째, 도시를 촬영지로 하는 영화·영상물의 촬영이 증가함으로써 영상관련 기업이 집적되는 등 새로운 산업이 창출되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귀결된다.

아시아의 시네포트를 지향하는 부산의 영화·영상 로케이션 지원 시스템은 타 도시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 특히 1999년 12월 20일 부산영상위원회 창립총회를 통해 한국 최초의 자치단체 영상위원회로 설립된 부산영상위원회의 전폭적인 로케이션 지원활동은 영화인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부산영상위원회는 로케이션 신청이 들어오면 영화제작사를 대신하여 모든 실무를 대행한다. 이를테면 8차선 도로를 통제한 <주유소 습격사건2>(2009)의 경우 해운대구와 해운대경찰서, 지역 주민 설득을 모두 부산영상위원회가 대신 했다. 또한 촬영현장에 로케이션 매니저를 파견해 민원을 전담시킨다.

이러한 적극적인 로케이션의 유치 및 지원결과 2000년 10편에 불과하던 장편영화 로케이션 지원이 2014년 장편영화 35편(촬영일수 551일), 영상물 로케이션 지원 57편(촬영일수 162일)으로 총 92편(촬영일수 713일)의 로케이션 지원 활동이 이루어짐으로써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사용일도 2014년 총 567일로 개관이래 최대이다. 부산영상위원회의 로케이션 지원 활동이 이렇게 괄목할만한 성장을 구현한 결과는 영화촬영스튜디오 부족이라는 기이한 현상을 발생시키게 되었다.

<국제시장>(2014)

부산지역 로케이션 영화들의 대박 – 영화 <국제시장>을 중심으로
(2003), (2004), (2009), (2012), (2013) 등 부산영상위원회의 로케이션 지원을 받은 영화들이 1천만 관객 돌파라는 성공가도를 달리는 성공적인 영 화로 자리매김하였다. 그 중에서도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이 부산 로케이션 영화의 화룡점정을 찍어 부산에서 로케이션하면 성공한다는 속설을 하나의 법칙으로 실현시키고 있다.

윤제균 감독을 우리나라 최초의 쌍 천만 관람객을 유치한 감독으로 등극시킨 영화가 이다. 영화 은 한국전쟁 직 후부터 현대까지를 살아온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 덕수’라는 이름은 윤제균 감독의 아버지 성함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감독의 개인사로부터 영화가 시작했음을 밝 히는 것이기도 하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가족과 자식을 위해 고 생만 하다가 일찍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를 위한 영화’라고 밝히며 ‘ 내가 아버지가 되고 보니 아버지가 그립고 왜 그때 감사하다는 말 을 못했는지 평생 한으로 남더라’고 언급한다. 가족을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수한 우리네 아버지들을 위한 영화이기에 은 수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 아닐까 싶다.

영화 <국제시장>의 로케이션은 2013년 9월 3일부터 11월 28일까지 48일간 부산영상위원회의 지원 아래 자갈치시장, 광복동길, 남포동길, 부평시장, 용두산공원, 기장서부리한옥, 초장동 주택, 코모도호텔, 국제시장, 대영시네마 앞, 사십계단 문화관 앞 등 다양한 지역에서 촬영되었다. 이후 2014년 12월 17일 개봉해 2015년 3월 3일 현재 관람객 수 14,211,387명을 기록함으로써 외국영화를 포함한 역대 한국 개봉영화 순위 2위에 자리에 매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영화 은 전 국민에게 크나큰 반향을 불러 왔으며 영화관광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영화 의 배경 이 된 부산 중구 신창동 국제시장은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뒤엉켜 발을 붙이기가 힘들 정도이다. 특히 영화에 등장한‘ 꽃분이 네’는 6개동 가운데 3동과 4동 사이에 있는데 가게 앞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인근 가게들과 더불어 장사를 할 수 없을 지경이 지속되고 있다. 하루 수만 명 정도이던 방문객 수가 이 영화 로 인해 10만 명 이상으로 급증하였고, 인근의 자갈치시장, 책방골 목 역사관, 부평시장 등으로 급속하게 확산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 에서 모여드는 관광객들의 행렬로 부산시, 부산시 중구청, 부산관광공사 등 지자체와 관광관련 공공기관들은 관광효과의 지속화 및 극 대화를 위해 투어코스 개발, 국제시장 촬영코스 무료 안내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노력들을 전개하고 있다. 영화촬영지 안내판 설치, 관광지원센터 개소 등 추가적인 관광명소화 작업도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관광객은 늘어도 매출은 제자리이고, ‘ 꽃분이네’를 운영하고 있는 신모 씨는 가게 임차인이 3월 재계약 시 5천만 원 상당의 권리금을 요구해 가게를 접어야 하는 매우 곤란 한 상황에 처해지는 등 부정적인 측면 또한 수반되고 있다.

영화관광 – 로케이션 관광 포함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 초에 들어 영화·드라마의 인기에 힘입 어 지방자치단체, 여행사 등을 중심으로 관련 관광상품 개발에 대 한 관심이 증가하였다. 먼저 (KBS1, 2000) 세트장 유치 를 위해 부지를 제공하는 문경시와 같은 기초지자체들이 있는가 하 면, 드라마 (KBS2, 2002) 흥행 이후‘, 남이섬 겨울연가 투어’등 새로운 상품을 출시한 여행사 등 민간사업자들도 있었다. 이러한 민·관의 노력들을 통해 영화·드라마의 배경이자 촬영지 들은 인상적인 장소로 각인되어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동해 바닷 가에 위치한 정동진역은 드라마 (SBS, 1995)에 방영된 이후 관광지로 급부상하였는데, 관광 수요가 발생하자 철도청에서 는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를 해돋이와 연계한‘ 정동진 해돋이 관광 열차’를 정동진 관광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영화관광의 기폭제 역할 을 수행하였다.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2003)

해외의 경우 뉴질랜드가 영화 시리즈를 통해‘ 포로 도 경제효과’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면서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약 6년간 뉴질랜드에서의 촬영 및 후반작업 진행을 통해 세계영화 산업계에 화려하게 데뷔하였다. 시리즈 개봉 이후 뉴 질랜드의 외국 관광객 수는 연 평균 5.6% 증가되었으며, 관광객 중 9% 정도가 해당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 전경과 유명한 영화의 배경이라는 이중적 관광요소에 투자청, 관 광청, 무역진흥청, 영화진흥청 등 정부 주도의 영화 촬영지 홍보, 촬영장소 제 공, 영상산업 유치 등을 통해 국가경 제의 한 축으로 성 장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촬영 시에는 단역배우 출연, 세트장 건설, 숙박 및 요식업 운영 등으로 2만개 가량 신규 고용이 창출하였으며, 영화의 흥행 이 후 뉴질랜드는 블록버스터 제작의 능력과 인프라를 가진 영화제작 지로 부상하였고, 영화로케이션 장소는 촬영 후에 영화관광지로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부산도‘ 영화관광’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촬영을 적극 유치 하는 등 활발한 노력을 전개한다면 부산지역은 기존의 영화로케이 션 자원을 활용한 영화관광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의 경우 우 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영화자원을 보유한 도시이면서도 이러한 자 원들을 홍보마케팅 활동으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는 점을 반성하 고 타 지자체의 노력을 거울삼아 우리가 보유한 영화자원의 홍보마 케팅 활동을 강화시켜야 하겠다. 그러나 영화(드라마)촬영지에 대 한 인기가 일시적이기 때문에 종영 이후 혹은 일정기간 이후 관광 객이 급감할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다. 아울러 영화관광에 대한 인 식 부족, 시장분석·전략의 부재에 따른 과잉투자, 환경훼손 등이 영화관광 활성화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명심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