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 in Busan – 도둑들

영화촬영지원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항상 느끼는거지만 상업영화 로케이션 촬영 중에 쉬운 현장은 절대 없다.

8_10영화촬영지원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상업영화 로케이션 촬영 중에 쉬운 현장은 절대 없다. 현장은 언제나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현장은 야구로 치면 9회말 투아웃부터인 마운드고, 권투로 치면 7전 8기가 가능한 사각의 링이고, 달리기로 치면 마라톤 코스다. 이번 대구 세계육상경기에서도 우사인볼트가 100M단거리 결승에서 실격할 줄 누가 예측이나 했을까. 롯데가 2위로 가을야구를 맞을 수 있다고 어느 누가 예측이나 했을까. 스포츠 현장만큼이나 결과를 단언할 수 없는 영화현장은 리얼이고, 서바이벌이고, 정글이다. 한국영화 투자대상 인기순위 4위안에 들어가는 최동훈 감독의 기대작 <도둑들>도 마찬가지였다. 석달 전부터 촬영을 계획하고 섭외에 들어갔던 부산데파트가 갑자기 촬영예정 일주일전에 내부공사 일정이 잡히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원래 부산데파트 내부 공사일정은 촬영하기 한달전에 끝났어야 하는데 국비를 지원받는 사업이라 준비와 허가를 받는 절차를 진행하면서 조금씩 연기 되더니 영화촬영일정과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래서 영화촬영 예정일에 공사를 시작해야하는 공사팀과 영화팀의 서로 원치 않는 동거를 해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발생되었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일! 기대반, 걱정반으로 제작 스태프들과 함께 긴급하게 부산데파트 상가번영회 사무실을 찾아 회장님, 사무국장님과 말씀 그대로 ‘긴급회의’를 열었다. 회의를 통해 상가번영회는 “국비를 지원받는 수혜자의 입장에서 일정 관련해서 변경을 요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계속 밝혔고, 제작사는 “영화촬영은 어떻게든 진행되어야 하고 국내외 배우일정(이 작품에는 홍콩배우가 출연한다)과 촬영 스케줄상 변경이 불가능하니 방법이나 여지를 알려달라”고 하는 같은 말의 되풀이가 두 시간 동안 계속 되었고 회의 결과는 ‘공사일정 변경 불가!’였다.

제작팀과 함께 다시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으나 추석 앞이라 추석 이후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 추석이 끝나고 난 후 영화제작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촬영 가능하게 되었어요. 공사현장팀의 자체사정으로 공사 일정이 하루 미뤄졌답니다!” 추석 때 조상님께 정성껏 차례와 성묘를 올린 덕인지 명절 쇠고 나니 걱정했던 것이 쉽게 해결되어버린 것이다. 철석같이 약속되어 있던 촬영협조가 불가능하게 되고, 불가능했던 것이 한가위를 보내고 나니 가능으로 바뀌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정말 아무리 치밀하게 준비해도 현장의 변수는 너무나 많다. 어찌되었든 영화촬영은 예정대로 진행되었고 현재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동백섬 등 부산곳곳을 촬영중이다. 영화 속 주연 못지않은 주역인 우리 부산이 <도둑들>에서는 또 어떤 캐릭터로 출연하게 될까. 영화 <도둑들>의 흥행성공 기원과 함께 스크린에서 부산의 변신된 캐릭터도 기대해 본다.
b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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